만 36개월, 요즘 들어 부쩍 ‘엄마를 찾는 너’
잠시라도 눈에 엄마가 보이지 않으면 금새 눈에 눈물 방울이 그렁그렁 차오르지.
그 동안 별로 엄마를 찾지 않고 씩씩하고 독립적으로 잘 크기에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고맙고 대견하기도 했는데 네가 다른 아이들보다 씩씩하거나 더 독립적이어서가 아니었구나를 알게 되었어.
이건 마치 사춘기 같은 거겠지. (오는 시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언제고 거쳐가는 과정이란 의미야.)
.
“무서울 것 같아.” “무서워.” 라는 말을 종종 하는 너.
‘무서움’이 무엇인지 이제서야 알게 된 거겠지? 엄마와 떨어진다는 것,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는 것 그게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는 거겠지.
엄마도 그래. 어른이 되면서 현실을 알게 되고 책임을 지게 되고 세상일이 내 마음 먹은대로만 되지 않는 다는 걸 알게되면서 꿈은 작아지고 겁이 많아졌어. 특히나 너를 만나고 나선 세상 일이 담겨있는 뉴스 보는게 제일 무섭고 마음이 아플 때가 많아. 소중한 가족을 잃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보게 되거든. (너와 같이 아직 어린 아이들을 잃은 부모의 이야기가 나오면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것처럼 마음이 아려.)
.
그런데 말야, 비밀 하나 알려줄까?
세상은 우리의 생각과 꼭 같지는 않지만, 그래서 또 재미있는 것이 가득하기도 해.
마치 엄마와 아빠가 너를 만난 것처럼 말이지.
엄마와 아빠는 네가 ‘무서움’을 느낄 때마다 무섭지만 그래도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가질 수 있도록 곁에서 응원하고 도움을 줄거야. 너에게 정답을 알려주는 게 아닌 네가 정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말이지.
지금 너는 엄마와 아빠라는 존재가 세상의 전부로 보이겠지만, 먼 훗날 네가 좀 더 크게 되면 엄마와 아빠도 보지 못한 더 크고 아름답고 멋진 세상을 네 두 눈으로, 네 두 손으로 가득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
오늘도 어린이집에 가며 엄마와 헤어지는게 싫다고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린 엄마바라기야,
지금 이렇게 엄마와 아빠를 사랑해 주어서 고마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