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까 말까 직장인 대학원(MBA) 시리즈 (3부작)

(부제: 직장인, 엄마, 그리고 MBA 1학년의 삶은 어떠했는가?)


2023년은 저에게 참 도전적인 한 해였습니다. 바꿔 말하면 다사다난한, 바쁜 한해였다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왜냐하면 2023년 저는 직장인 대학원 1학년의 삶을 제 역할 목록에 추가하여 직장인, 엄마, 대학원생이라는 굵직한 3가지 역할의 삼박자 마라톤을 시작했기 때문이예요. 

총 3년이라는 과정 중 이제 겨우 1/3이 지난 시점이기에 아직도 파이팅을 외치며 달려가야하지만 지나온 1년에 대해 회고하는 것이 남은 시간을 더 의미있고 몰입하여 보낼 수 있겠다고 생각하여 글을 씁니다. (물론 대학원을 준비하는 예비 원우분들께도 도움이 되면 더 좋겠네요.)

 


🥳대학원을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 나는 대학원을 통해 무엇을 기대했나?

  • 시간과 비용의 input 대비 얻어갈 수 있는 output에 대한 계산. 답은 ‘경험’

 

사실 대학원에 대한 고민은 3~4년 전부터 있었어요. 회사에서 일하며 실무에서 루틴처럼 일하는 관성을 극복하고 싶기도 했고, 새로운 일을 할 때 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방법론(frame)에 대한 필요성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기업 브랜딩을 담당하면서 정작 내가 ’기업‘에 대해 많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기업 안의 ’일감‘에 대해서는 알지만 그 일이 돌아가는 과정과 체계는 잘 몰랐던 거죠.  조직 구조, 조직 관리, 회계, 재무 등 회사 생활을 하면서 업무 과정에서 협업을 하거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기업 경영에서 이 조직들의 역할과 기능, 그리고 이 조합들이 기업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의사결정 시 어떤 요소를 고려해야하는지 등에 대해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업무에 활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이런 내용들은 책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죠. 오히려 더 저렴하게 배울 수 있을거예요. 하지만 혼자 책을 통해 배우는 건 끝까지 전 과정을 배우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무엇을 어떤 순서로 배우는지에 대한 감도 없었고, 그 동안 기업이나 경영에 대해 궁금증이 있을 때 간간히 책을 보기는 했지만 책 한권을 다 읽는 것 조차 버거운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아마 혼자 책으로 독학한다면 금방 포기하고 말 것 같은 생각이 컸습니다. 

게다가 이왕 공부하는거 내가 공부했다는 것에 대해 ’인증‘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것에 대해 남들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향후 제 커리어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료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또 배움/성장에 대한 열정과 욕심이 갖춰진 사람들과 만나 산업과 기업을 넘나들며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교류하는 것이 미래에 내가 겪게 될 업무적인 고민이나 개인적인 어려움을 더 수월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기회의 씨앗이 되리라 믿었어요. 물론 비용과 시간에 대한 부담도 컸지만 지금 소득이 꾸준히 뒷받침해 줄 때 나에게 투자하자! 라는 마음으로 실천했습니다. 올해도 고민만하다 놓치면 내년에 또 고민할 것 같았고, 몇 해 동안 고민만 반복하는 모습이 스스로 답답하기도 했거든요. 

비용과 시간에 대한 부담도 컸지만 지금 소득이 꾸준히 뒷받침해 줄 때 나에게 투자하자! 라는 마음으로 실천했습니다.

잘 될지는 모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미래의 어떤 기회가 생길지 지금을 알 수 없기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선택을 통해 미래의 기회와 가능성을 잡을 수 있게 준비한다.’ 라는 마음이 MBA 진학의 가장 핵심이었던 것 같아요. 

 


😓MBA를 망설이게 한 요인들  (돈, 시간에 대한 비용 부담)

 

우리는 사회에서 생활하며 여러 역할을 수행하고 살고 있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다양한 관계에서 이러저러한 역할들을 필연적으로 감당해내고 있죠. 그런데 본인의 의지로 어떠한 한 역할을 새로이 맡게 된다는 것은 그에 필요한 비용(시간과 돈, 그리고 에너지를 포함한 모든..)과 책임을 온전히 내가 감당해야하기에 나이가 들수록 결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1. 대학원 3년 학비면…웬만한 중형차를 뽑겠는데? 

 

특히 직장인 대학원(MBA 과정)은 비용 지출이 큰 활동이었어요. 학교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제가 다니고 있는 카이스트 PMBA 과정은 한 학기 등록금이 800만원 ~ 900만원 정도입니다. 보통의 직장인 월급의 2~3배에 해당하는 수준이죠. 그래서 학비를 무리없이 감당할 수 있는지는 대학원 결정의 큰 검토 요인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면접 시, ‘학비 조달 계획’에 대해 서술해서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일반적인 MBA 과정과 달리 카이스트의 PMBA 과정은 3년 과정입니다. (카이스트 내의 다른 MBA 과정 중엔 2년 과정도 있습니다.) 때문에 학비에 대한 부담은 현실적으로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는게 맞을까? 나는 왜 이 선택을 하려 하는가? 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든 부분이었습니다. 

참고로 학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있습니다. 한국장학재단에서는 등록금 대출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신청방법이 간단하고 대출이 바로 실행되어 경제적인 부담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용하시는 걸 추천합니다.(실제로 저와 남편 모두 이용 중입니다.) 서울시나 경기도에서도 대학생, 대학원생들의 학자금 대출 이자를 지원해주는 사업도 있습니다. 

 

➡️한국장학재단 등록금 대출 지원 사업 (링크)

➡️경기도 학자금 이자 지원 사업 (링크)

 

2. 우리는 1학년 가족

 

등록금 외에도 ‘시간’에 대한 비용 지출도 큰 고민이었습니다. 현재 직장을 다니고 계신분들은 공감하겠지만 직장인에게 ‘시간’은 때론 돈보다도 귀한 자원입니다. 평일 8시간 업무로 지친 하루 끝에 쉼이 아닌 3시간 강의를 듣는다는 것, 토요일 꿀맛같은 늦잠을 뒤로하고 오전 9시 수업을 듣기 위해 평일과 다름없이 일어나 생활하는 것, 학기 중간 중간 생기는 과제, 조별 모임, 시험 대비를 위해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공부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 그 외에도 대학원 모임(동기 모임, 동아리 모임, 조별 모임…등)에 참석하는 것.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올랐던 생각은 ’이 모든 활동에 수반되는 시간을 과연 내가 소화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내겐 이제 더 관심과 시간을 쏟아주어야 할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이 있는데?’였어요. 

맞습니다. 저에겐 아이가 있고, 그 아이는 2023년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을 앞두고 있었어요. 육아휴직을 이미 모두 써 버린터라 초등학교 입학에 맞춰 추가로 휴직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나 인터넷상에서 찾아본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의 생활은 제 생각보다 더 많은 부분 아이에게 세심히 관심과 보살핌을 쏟아야 했어요. 

 

어린이집과는 달리 학교는 준비물이나 숙제들이 있었는데 아직 어린 1학년들은 스스로 챙기는 습관이 들지 않아 부모가 가르쳐줘야하는 부분이 많더라구요. 보통은 퇴근 후 알림장, 준비물, 숙제, 가방 싸기 등을 챙기는데 저녁 밥 먹이고 씻기고 같이 놀고, 얘기하고 하는 와중에 챙긴다니..저녁 시간 동안 엄청 이리저리 분주할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재우고 난 뒤 늦은 밤 시간 잠자는 시간을 줄이며 과제나 수업 준비를 하는 저의 모습도 자연스레 떠올랐구요…

 

무엇보다 아이에게 소홀해져서 중요한 이 시기에 본의아니게 아이에게 상처를 주거나 아이가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게 되는건 아닐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나의 욕심 때문에 아이를 힘들게 할 순 없어. 라는 생각이 들자 대학원에 대한 머뭇거림은 깊어졌죠. 

 

같은 시기 남편도 대학원 박사 과정 입학을 고민하고 있었기에 이 고민은 좀 더 크게 다가왔었어요. 아직 저희 셋다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생활이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순진하게 짚단을 짊어지고 활활 타오르는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것은 아닐까 덜컥 겁이 나기도 했었어요.

 

한참 고민을 하고 있던 그 때, 아이에게 질문을 했었어요.

“축복아, 엄마랑 아빠가 이번에 축복이처럼 학교에 입학해 보려고 해. 그럼 올해는 축복이도, 엄마도, 아빠도 모두 다 같이 1학년인거야. 근데 엄마랑 아빠가 회사도 다니면서 학교도 가야하는데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해보고 힘들면 그 때 그만 둬. 왜 해보지도 않고 그래~”

“….!!!”

 

아…정말 가끔 아이의 대답에서 감탄할 때가 있어요. 🤩

그러게요. 해 보고 아니면 그 때 말아도 되는 것을 왜 해보지도 않고 미리 겁부터 내고 시도조차 하지 않을 것까지 고민하고 있었을까요. 

 

아이의 대답에서 저희 부부는 용기를 얻고 그래, 해 보자!로 결심을 굳힐 수 있었습니다. 

 


🤔왜 카이스트 PMBA 과정을 선택했나?

 

저는 카이스트 PMBA 과정 1군데만 지원했었어요. MBA 학위를 딴다면 네임밸류가 있는 곳을 원했는데 저녁 직장인 과정이 있고 배울 수 있는 분위기와 커리큘럼을 갖춘 곳은 카이스트 PMBA 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특히 카이스트 PMBA 과정의 경우 약 80명 정도 정원으로 모집(23년 기준이고, 24년의 경우 모집 정원이 더 늘어났습니다.)했는데, 네트워킹을 생각했을 때 이보다 많은 인원이라면 저의 성향과 환경 상 사람들과 의미있는 관계를 맺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생각했어요. 

 

새로운 사람과 관계 맺는 걸 꺼리거나 어려워하지는 않지만 아주 외향적인 성격은 아닌지라 5명 이상의 사람과의 모임에는 잘 참석하지 않는 편이고, 평일 저녁과 주말의 경우 외부 모임보다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우선순위가 높았기 때문이죠. 

 

또 적은 인원이 교수님과의 관계에도 더 긍정적일 거라 생각했어요. 학부 때 교수님과 특별히 깊은 관계를 맺거나 했던 건 아니었는데,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언젠간 교수님들의 도움이 필요하거나 제가 교수님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렇다면 저와 교수님 서로가 서로를 잘 알 수 있는 환경이 낫겠다고 생각했던거죠.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의 판단에 저는 만족하고 있어요. 실제로 1년 정도 생활하고 보니 아직도 저는 동기 80명 모두를 알고 있지 못한 상태라 사람을 천천히 깊게 알아가는 저의 성향에는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다른 MBA의 경우 매 수업이 끝날때마다 동기들과 저녁 술자리를 가진다고 하는데 만약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러했다면 저는 속으로 스트레스나 부담을 좀 받았겠다 싶더라구요. 그만큼 서로를 알아가는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 단점일수는 있겠지만 이건 개인 성향과 할애할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에 따라 차이가 클 것 같습니다. 

 


📌

✅MBA 지원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목표 설정

✅’나는 대학원 N년 투자를 통해 무엇을 얻길 바라는가?’에 대해 꼭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세요!

 

이게 스스로 납득할 수 있게 정리되어 있어야 2년 혹은 3년 과정을 잘 이뤄낼 수 있고, 면접이나 대학원 생활의 길라잡이가 되어줍니다. 

대학원 지원 전 꼭 진지하게 내면 깊숙하게 생각하고 가길 바라요. 😊

 

 


👉다음 이야기 : 2부. 1년 수업을 들어보니…(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